수면내시경 검사를 받을 때 주로 쓰는 약물이 프로포폴인데요. 향정신성 수면마취 효과가 있어 마약류로 지정돼 있습니다.
그런데 대낮에 서울 강남의 한복판 화장실에서 한 여성이 스스로 프로포폴을 투약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민형 기잡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역 네거리에 있는 한 빌딩. 한 여성이 빌딩 관리인과 이야기를 나눈 뒤 화장실로 향합니다. 25분 뒤 청소원이 화장실 안을 들여다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팔에 주사기를 꽂은 채로 피를 흘리며 누워 있었던 겁니다.
[빌딩 관리인]
“양변기 앉는 뒤 뚜껑. 거기서 피가 쭉쭉 뻗쳐있고. (막 튀어나간 것처럼?) 그렇지.”
관리인이 깨우자 여성은 황급히 빌딩을 떠났습니다.
화장실에 남은 건 프로포폴 약병과 주삿바늘 두 개. 대낮 강남 한복판에서 마약류의 일종인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을 직접 투약한 겁니다.
[이민형 기자]
“이 건물에서 쫒겨난 여성은 대담하게도 바로 옆 건물로 옮겨가 이번엔 남자 화장실에서 프로포폴을 투약했습니다.“
[옆 건물 관리인]
“누가 들어가더니 (남자 화장실에서) 여자 (목)소리가 나고 쿵소리가 나요. 그래서 가보니까...(투약하고 있었다)”
관리인이 119에 신고하는 순간 빌딩을 빠져나온 여성. 의식을 온전히 회복하지 못한 듯 비틀거리며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두 건물을 옮겨다니며 여성이 투약한 프로포폴은 확인된 것만 20mg. 통상 수면내시경 검사에 쓰이는 7mg의 3배나 되는 양입니다.
경찰은 주삿바늘과 약병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넘겨 조사를 의뢰했고 사라진 여성의 행방과 함께 프로포폴의 출처 등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채널A뉴스 이민형입니다.
이민형 기자 peoplesbro@donga.com
영상취재 : 홍승택
영상편집 : 이희정
삽 화 : 김남복